Day by day

사진을 위한 이야기들 2

ritsko 2006. 7. 18. 20:58
한국이 비 때문에 큰일이라고 하는데 여기도 며칠째 추적추적 비만 내리네요.
비도 오고 해서 대나무숲이 부침개가 생각난다길래 마침 오늘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구한 오징어 부추전을 해봤습니다.

부침개에 넣을 오징어를 사려고 보니 수퍼에서 손질 안되어 있는 생오징어를 한마리 100엔에 팔더군요. 평소에는 그냥 오징어 소면 같은 걸 사다가 넣고 만드는데 왠지 생오징어 쪽이 더 맛있을 것 같아 일단 하나를 집어 왔지요.

왠지 이런 가리개라도 해놓고
손질하고 싶은 기분!

살 때부터 왠지 안 내켰던 게 바로 오징어의 눈!!
말린 오징어를 볼 때는 별로 싫을 게 없었는데 이 생오징어의 새까만 눈이 왠지 선뜻 손이 안 나가게 만들더군요.

어찌됐건 부침개를 만들기 위해 오징어 손질에 들어갔는데...
싱크대에 오징어를 두고 손질을 하려고 보니 이 새카만 눈이 정말 너무너무 싫더군요. -_-; 마치 살인자가 죽기 직전의 피해자의 눈을 보는 것 같달까(이미 죽어있는 오징어지만). 일단 서둘러 가위로 위쪽만 떼어내서 정리하고 다시 한번 정말 정말 싫은 기분으로 다리 쪽 정리를 하자마자 눈 부분은 서둘러 비닐봉지에 넣어 쓰레기통에 버려버렸습니다. -_-;

당연히 오징어 소면보다 생오징어쪽이 훨 맛있었습니다만, 역시 맛있는 요리 먹기 위한 길은 쉽지 않네요. -.ㅜ


지난주에 수업 끝나고 자주 가는 빵집에서 보고 뒤집어진 타르트.
이름은 '금붕어 공주.(-_-;)
과일들 위에 물 효과를 주기 위해서 젤리를 덮었는데 빵과 달콤한 젤리가 잘 어울리더군요.

이 집은 지난번에 새장 모양도 재미있더니 종종 이런 걸 시즌마다 내나보네요.
가끔 빵에서 이런 아기자기한 아이디어를 보면 일본스럽다 는 생각이 들지요.


장보러 갈 때 필요한 걸 적어가지 않으면 매번 뭔가 빼먹고 사오게 되길래 필요한 게 생각나면 그때그때 책상 앞의 메모지에 적어놨다가 나갈 때 가방에 대충 넣어가지고 나가는 편이지요.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온 가방마다 메모지가 가득이라 가끔 수퍼에서 적어놨던 쪽지를 찾다보면 어느 게 오늘 장봐야 할 쪽지인지 헷갈릴 때가 있더란. -_-


저같은 경우 유난히 좋아하는 악세서리가 바로 손목시계.
평소에 귀고리도 목걸이도 별로 안하다보니 밖으로 드러나는 장신구가 시계밖에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만...
요즘 계속 차고 다녔던 결혼 예물 시계가 디자인도 날렵하고 예쁘긴 한데, 평소에 대충 되는대로 입고 다니다보니 좀 캐주얼한 느낌의 시계가 땡기더군요.
예전에 쓰던 Baby-G 시계를 서울에 두고 와서 빅 카메라에 간 김에 둘러보봤습니다.
이번 시즌에 나온 새 모델이 흰색과 핑크색이 있었는데 매장 직원의 '이번 시즌 한정입니다, 다 나가고 하나 남았습니다' 어택(...)에 핑크색으로 낙찰.
예전에 Baby-G 시계를 차면 시계 덩치 때문에 왠지 팔목이 시계에 휘둘리는 기분이었는데 이번에 사서 해보니 팔에 딱 붙는 게 그때보다 살이 오르긴 했네요.


집에 뭔가 생기(?)가 부족한 것 같아 언제부터 금붕어라도 키워볼까, 꽃이라도 좀 사서 꽂아둘까 했었는데 그냥 차일피일 하다가 집에 손님도 오고 해서 100엔샵에 들렀더니 꽃병도 100엔, 수분공급용 겔이 두 봉지에 200엔이더군요.

꽃을 꽂아두고 보니 3백엔(꽃값은 안 쳤지만)에 꽤 호화로운 기분이 들어 좋네요. 진작 사둘걸 싶기도 하고. 식탁 위에 두니 간간히 향기도 퍼지고 말이죠.
일본은 어디에서나 꽃집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데다가 수퍼에서도 항상 꽃을 팔아서 한번씩 기분 전환삼아 갈아주기도 편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