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ual/Drama

노다메 칸타빌레 스페셜 편

ritsko 2008. 1. 11. 20:06
일본은 구정이 없는 대신 1월 첫주에 대부분 자체적으로(달력에는 빨간 날도 아닌데) 쉬는 분위기더군요. 대나무숲은 12월 28일부터 1월 6일까지 쉬었습니다.
한국도 사실 연휴때 되면 제일 만만한 게 재방송들인데 일본도 별로 다를 건 없어서 인기 있었던 드라마들을 하루에 3-4시간씩 연짱으로 마구 틀어주더군요. 그 덕에 보게 된 게 기무라 타쿠야 주연이었던 화려한 일족과 연초 스페셜편 방영 전에 복습하라는 의미로 틀어주는 게 분명한(-_-) 노다메 칸타빌레였습니다. 노다메 드라마편은 방영 당시에 그냥 보다 말다 했는데 이번에는 TV를 틀어두면 그냥 내내 흘러나와서 그때 못봤던 것까지 제대로 챙겨봤네요. 이번에 다시 봐도 그 일본인 미르히는 참 썰렁하더군요.(...)
드라마에서는 유럽 유학 직전에서 끝났는데 이번 스페셜편은 그 후 유럽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이틀동안 한편씩 방영했는데 편당 시간이 무려 2시간 반짜리라서 보는 내내 좀 버겁기는 하더군요. 2시간째까지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는데 2시간 반이라는 시간은 미묘하게 지루하더군요...;
1편은 치아키, 2편은 노다메의 이야기에 중심을 두었는데 이 배분은 적절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스페셜편에 등장하는 같은 학교 친구들인 프란츠와 타냐는 그나마 혼혈 배우들이 맡아 이전의 미르히보다는 훨씬 덜 썰렁했습니다.(차라리 미르히도 그런 혼혈 배우를 찾아보지..;) 피아니스트 손 루이 역할은 야마다 유우라는 배우가 맡았는데, 이전에 볼 때는 몰랐는데 역할을 맡고 보니 묘하게 중국 분위기(?)로구나 싶었네요.

이번 스페셜편도 전작만큼 원작에 충실해서 거의 만화책을 실사로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아기자기한 만화적 CG들도 잘 어울렸고-프로메테우스 그림에 합성된 치아키가 압권이었음- 우에노 쥬리는 변함없이 노다메스러웠습니다만 타마키 히로시는 최근 뭔가 영화도 개봉하고 이번 시즌 신작 드라마 주연도 맡더니 바빴는지 과로했던 건지 눈밑의 다크서클이 땅을 찍고 광대뼈가 다 드러날 만큼 퀭한 모습이어서 좀 놀랐네요. 그래도 이 배우 스타일이나 목소리는 참 일본에서 보기 드물게 근사합니다. : ) 요즘 신작 드라마와 영화 홍보 때문에 TV에 자주 보이는데 덕분에 눈과 귀가 즐거워요.

드라마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치아키가 지휘하면서 우는 걸 보면서 '헉, 치아키가 울다니 말도 안 돼'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스페셜편은 한층 더 심해졌더군요..; 어찌나 심심찮게 한번씩 눈이 벌개지면서 울어대는지 옆사람이랑 보면서 '그만 좀 울어라~~ 치아키가 저렇게 울 리가 있냐~~'를 연신 외쳐댔네요.

2편짜리 스페셜이라기에 이야기를 얼마나 담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예상 외로 꽤 많은 권수를 아우르는 내용이었습니다. 워낙 원작이 탄탄해서 그런지 드라마상에서 이야기가 많이 진행돼도 건너뛴다는 느낌도 없고 잘 굴러가는 게 인상적이었네요.

원작 쪽은 최신간까지 거의 다 모아놓기만 하고 제대로 안 읽다가 이번 기회에 새삼 생각이 나서 다 읽었는데 꾸준히 재미가 있긴 합니다만 대체 이렇게 나가다가 어떻게 끝을 맺을 건지 좀 궁금하긴 하네요..; 치아키의 오케스트라와 노다메가 함께 공연하는 날이 마지막이려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