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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세 번째 결혼기념일

우리 집은 어쩌다보니 집안 행사들이 모두 모여 있어서 대나무숲과 내 생일이 3일 차이고 혜린이 생일과 결혼기념일이 3일 차이입니다..;

첫 결혼기념일에는 이케아에 갔었고 작년에는 혜린이를 낳고 병원에 있느라 그냥 전화로 서로 자축하며 보냈었네요.

올해는 대나무숲이 '결혼 전처럼 데이트를 해봅시다'라고 하여 코엑스몰에 다녀왔습니다.
결혼 전의 데이트 코스라고 하면 주로 메가박스에서 영화 한편 보고 여기저기 구경다니다가 땡기는 곳에 들어가 간단히 식사를 하고 차도 한잔 마신 후 마을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식이었거든요.

친정엄마가 혜린이를 맡아주신다고 하여 저녁은 삼성역 근처 매드포갈릭에서 좋아하는 메뉴로 먹고 코엑스몰을 돌아다니며 간단히 쇼핑도 하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들어왔습니다.

비록 영화는 안 봤지만 정말 오랜만에 맛난 저녁에, 팔짱을 끼고 가게들을 구경하다 소소하게 쇼핑을 한 후 마주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있자니 마치 4-5년 전의 그때와 변한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코엑스몰 자체도 생각보다 별로 안 변해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지만...;)
그때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연인은 이제 부부가 되었고 무려 돌이 막 지난 딸도 있지만 그래도 서로에 대한 마음은 그때와 변함없이 따뜻하게 상대방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일이란 참으로 앞을 알기 어려워서, 한국에 돌아와서 친정에서 가까운 곳에 살게 될줄 생각도 못했고 그래서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 예전과 같을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더불어 이렇게 일찍 한국에서 결혼기념일을 맞게 될 줄은 더더욱 몰랐고요.

언제나 바라는 작고도 큰 소망은 늘 물 흐르듯 고요히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서로가 늘 오늘처럼 한결같이 존경하고 사랑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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