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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미묘하게 다르다

일본에서 생활한지도 어언 8개월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처음에야 어리버리 뭐가 뭔지도 모르고 밥해먹고 사느라 정신 없었는데 한 6개월쯤 지나지 이제 생활 환경에 눈이 가더군요.
애초에 우리 집 물건들은 식탁에서 빨래건조대, 욕실에 두는 선반까지 모조리 한국에서 사서 이사짐으로 부쳤던 물건들이지요. 급하게 사서(식탁은 심지어 홈쇼핑에서 의자 네 개 짜리 세트를 10만원도 안 줬던 것 같음..;) 부쳤던 것에 비해 매우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만...

얼마전에 전자렌지와 오븐 토스터를 둘 선반을 사기 위해 이리저리 인터넷 쇼핑몰(오프라인 매장들은 너무 비쌌음. -_-;)을 돌아다니다보니 문득 깨닫는 바가 있었으니...
한국에서 사온 것들이 확실히 가격대 성능비가 훌륭했지만 뭔가 미묘하게 '일본의 집 사이즈'와 맞지 않더라는 점입니다.
일본의 쇼핑몰이나 동네의 대형 마트의 인테리어 수납 코너 쪽을 둘러보고 알게 된 건 여기는 정말 물건의 크기가 좀 작더라도 '수납에 수납에 의한 수납을 위한' 목적의 아이템! 덕분에 한국보다 집이 좁다 좁다 해도 살아보면 그렇게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지요. 사람에 따라서는 '자잘해서 갑갑하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만 그거야 디스플레이 하는 사람의 자질에 따라 바뀌는 문제일 것 같네요.
집들도 대개 규격화되어 있는지 어느 정도 평수냐에 따라 대개 들어가는 가구도 정해져 있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별의 별 잡다한 기능을 다 갖춘 아이디어 상품들이 가득하다는 점도 인상적이지요.

예를 들자면...
우리집 식탁은 한국에서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테이블 형태입니다만,

여기에서는 우리집 정도 크기면 이런 2인용이 일반적.
게다가 이렇게 아래쪽도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더 좁은 공간을 차지하면서 더 많은 물건을 수납해야 하는 거죠.
이 상품은 카운터, 테이블 겸용이라네요.


이번에 렌지와 오븐토스터용 선반은 그냥 싸고 무난한 2단 선반을 사다 뒀는데 쇼핑몰을 보다보면...

같은 공간을 차지하는 선반장 하나에 쌀통까지 구비,
옆에는 심지어 수건걸이까지 둘 수 있습니다.;
(쌀통에 혹해서 요즘 좀 끌리고 있음)



지금 쓰고 있는 빨래 건조대는 한국에서 보통 쓰는 지그재그식으로 접었다 펴는 세로식 구성인데 일본은 대개 가로식으로 빨래를 널더군요.
오늘 쇼핑몰에서 본 궁극의 빨래 건조대는 바로...

이불을 진짜 열심히 말리는 이곳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구성...
왼쪽의 수건걸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얼마전에 문간방의 습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제습기를 하나 장만했는데, 실제 일본 사람들은 여름 장마때는 방에 빨래를 널고 제습기로 말려버린다고 하더군요.(그래서 실내용 빨래 건조대로 따로 팜)
그리하여 등장하는 것이 바로...

제습기로 방에서 집중적으로 빨래를 말릴 수 있는 시스템!
이걸 보고 거의 쓰러졌음...


최근 요리에 열을 올리게 되면서, 부엌 환경을 어떻게 하면 좀더 편하게 개선할 것인가에도 덩달아 심각하게 연구 중인데 홈쇼핑 카달로그와 인터넷 서핑만으로도 이렇게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가득해서 즐겁네요. 어디까지 사게 되는가는 또 별개의 문제입니다만...^^;

ps. 수납 관련하니 생각나는게, 얼마전에 산 청소기로 압축하는 비닐이 상당히 쓸만하더군요. 호기심에 사봤는데 이불 압축에 아주 효과가 제대로인 듯. 좀 지나면 약간 공기가 들어가긴 하는데 비교적 저 상태로 유지되는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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