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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Movie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조니 뎁이 미친 모자장이를 맡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왠만하면 꼭 보고 싶었던 영화였던지라 어찌어찌 다녀왔습니다. 3D로 보고 왔는데 그렇게 많이들 봤다는 아바타도 안본지라 잘은 모르겠지만 딱히 3D로서의 매력이 그렇게 강한 작품은 아니었군요. 내용상으로 보아도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앨리스 리델이 아닌 '다른' 앨리스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 점을 감안하고 본다면 어느 정도는 원작의 느낌을 가진 새로운 이야기라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습니다.(사실 원작을 가장 충실하게 살린 작품이라면 예전 TV용 영화 중에 있었지요) 빨간 여왕과 하얀 여왕은 원작보다 더 강렬했고 조니뎁의 미친 모자장이는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중반부에 약간 이야기가 늘어지는 느낌은 들었지만 전반적으로 앨리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눈이 즐.. 더보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놈, 놈, 놈이 개봉하여 잘 나가고 있다길래 군침만 흘리다가 또 동생과 같이 보러갈까 했는데 이번에는 어마마마께서 '애봐줄테니 남편과 다녀오너라' 라고 해주셔서 염치불구하고 어제 조조로 잽싸게 다녀왔습니다. 연애할 때는 메가박스에서 영화보고 코엑스몰에서 좀 놀다가 들어오는 게 주로 데이트 코스였는데 일본에서는 영화값도 워낙 비싸고 영어 들으면서 일본어 자막 보는 것도 골이 아파서 그냥 가려다 말고 했더니 같이 영화를 본지가 어언 2년이 다되어 가네요. 영화는 정말 기대한 만큼 재미가 있었습니다. 일부러 출발, 스포일러 여행 류의 프로들을 모두 피하면서 최대한 내용에 대한 정보 없이 간 보람이 있었네요. 내내 총성과 말달리는 소리로 가득하고 그걸 큰 화면과 소리로 접하니 전신이 쿵쿵 울려대서 스트레스 해소.. 더보기
쿵푸팬더 지난주 주중에 대나무숲 가라사대(...) "쿵푸팬더가 재미있다고 하오. 주말에 보고 오는 것이 어떻겠소" 라더군요.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듯하여(...) 냉큼 예매를 끊어 동생과 다녀왔습니다. 일본 가기 전만 해도 예매할 때 좌석을 선택하는 기능은 없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좌석도 고를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이번에 예매할 때는 2층으로 넘어가는 맨 앞줄로 끊었는데 자리도 널찍하고 편했지요. 영화는 정말 시간 아깝지 않게 유쾌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더군요(심히 깔끔해서 살짝 허한 감이 있긴 하지만). 늘어지는 부분도 거의 없고 이야기는 다다다 달려가다가 싹 마무리가 지어지는 식입니다. 뭔가 큰 기대를 하고 보면 허할 것 같은데 그냥 킬링타임용 가족 영화로는 딱 적당하더군요. 무술 장면들도 성룡 영화.. 더보기
인디아나 존스 4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이사와서 인터넷을 개통하니 CGV에서 쓸 수 있는 무료 영화 티켓을 2장 줬는데 기한이 5월 31일까지더군요. 그때까지 영화볼 일이 있으랴 싶어 동생에서 패스했는데 그럴 거면 같이 보러나 갈까, 뭐 그렇게 되었습니다. 대나무숲도 오랜만에 나갔다 오라고 등떠밀어줘서, 혜린이 컨디션이 좋은 아침나절에 조조로 후딱 보고 오면 되겠지 하고 정말 오랜만에 극장 나들이를 했네요. 작품은 개봉 전부터 이것만은 꼭 극장에서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인디아나 존스 4편으로 골랐습니다. 영화는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딱 인디아나 존스 그 자체였네요. 여전히 인디아나 존스는 도굴꾼인지 교수인지 알 수 없고(그래도 강의하는 장면도 나름 나왔으니...) 고대 문명을 지키는 사람들은 미개하게 나오고 말이지요. ^^; 달라진 점.. 더보기
시간을 달리는 소녀 時をかける少女 누구나 실수를 한 후 되돌아가서 고쳐버리고 싶은 경우가 한번쯤은, 혹은 자주 있기 마련이고 그래서인지 시간을 넘나드는 타임 리프물은 꾸준히 등장하는가 봅니다. 짜임새가 탄탄한 타임 리프물들은 마치 퍼즐을 맞추어나가는 듯한 재미가 있기 마련인지라 굉장히 좋아하는 장르로군요. 타카하타 쿄이치로의 타임 리프라든지 애쉬튼 커쳐가 나왔던 나비 효과라든지 그런 작품들 말이죠. 작년에 게드 전기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 의외로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상영중이던(그렇다고 수입이 더 좋은 건 아니겠지만..;) 또 하나의 타임 리프물인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고 왔습니다. 에비스쪽 극장에서 봤는데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하네요. 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작 소설 '시간을 달리는 소녀'(1965년. 츠츠.. 더보기
괴물(グエムル) 괴물을 보고 왔습니다. 일부러 인터넷에서 괴물의 괴자만 들어가도 안 보고 피해다니면서 거의 사전 지식 없이 보러 갔는데 정말로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였습니다. 포장은 블록버스터인데 뚜껑을 열어보니 꿀꿀한 정서의 '운수좋은 날'이었달까요. 우라사와 나오키가 그린 플루토를 보면서 '이 사람이 아톰을 그리면 이렇게 음울한 분위기가 나오는구나' 했던 것처럼 봉준호 감독이 괴수물을 만들면 괴수물도 이렇게 꿀꿀할 수 있구나 하고 새삼 느꼈습니다. 괴물이라는 너무나 이질적인 존재를 우리가 사는 세계에 던져놓고 잔인할 정도로 덤덤하게 그 현실을 그려나가, 제목은 괴물인데 다 보고 나면 괴물이 있었는지조차 기억이 안 나고 결국 철저하게 주인공 가족만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바닥을 구르며 오열하는(이.. 더보기
캐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 캐러비안의 해적 1편이 개봉한지 벌써 3년이나 흘렀었군요. 1편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서 '오락 영화란 역시 머리에 남는 게 없는 건가벼' 했는데 본 지 꽤 된 것도 이유였네요. 보다 리얼하게 지저분해진 분장으로 선장 잭 스패로우가 돌아왔습니다. 사실 키이라 나이틀리가 맡은 엘리자베스나 올랜도 블룸의 윌 터너는 많고 많은 헐리우드 배우들 중에 대체할 사람이 없겠나 싶지만, 이 잭 스패로우 만큼은 조니 뎁이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매력있었을까 싶네요. 영화 자체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1편보다 훨씬 빠르고 정신없이 지나갑니다. 내내 구르고 싸우고 부수고 달려대지요. 그럼에도 티아 달마의 집으로 가는 길 같은 신비한 분위기라든지 부스트랩 빌과 윌의 부자간의 이야기 등이 추가되어 1편보다 한층 설.. 더보기
형사 duelist 영화를 본 사람들 대개의 평가가 화면발에서 시작해 화면발로 끝난다더니 과연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하긴 이 감독의 이전작 '인정사정 볼 것 없다' 같은 경우도 지금 와서 기억에 남는 건 내용이 아니라 은행잎 노란 가운데에서 붉은 피가 번지는 장면과 스카프를 나부끼며 칼을 세워 든 장동건이었으니까요. 화면은 여전히 볼 만합니다. 펄럭펄럭대는 천 사이로 교차하는 연출이라든지 주인공 남녀의 검무는 음악과 어우러져서 대단히 아름답더군요. 특히 끝부분의 검투 장면은 그것만으로도 영화값이 크게 아깝지 않을 정도였네요. 다만 최근 한국 영화들 수준이 높아져서 눈이 높아져서 그런 건지 이전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만큼 강렬한 개성은 별로 없어 아쉬웠습니다. 끝부분의 포졸들이 둘러싸는 장면은 이전의 중국 영화 '영웅.. 더보기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드디어!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개봉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야 초 기대작이었습니다만 애석하게도 국내 영화들의 러시 속에서 어째 맥을 못 추고 금세 7관과 9관으로 밀려났더군요. 더 늦으면 아무래도 dvd로 봐야 할 것 같기에 서둘러 표를 끊어버렸습니다. 원작인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비밀'은 어릴 적 읽은 메르헨 시리즈 중에 베스트 3 안에 드는 작품이었고 거기에 팀 버튼과 조니 뎁, 대니 엘프먼이라는 완벽한 팀으로 영화화가 된다고 하니 보기 전부터 기대가 하늘을 찔렀더랬지요. 영화 초반에 찰리가 사는 동네와 배경 음악을 보면서 '저 도시에는 브루스 웨인과 윌리 웡카가 경제를 움직이고 있겠군' 하는 생각이 대번에 들더군요. ^^; 대개 원작이 있는 작품들을 영화화하면 팬들에게 부족한 부.. 더보기
박수칠 때 떠나라 가끔 보면 영화 포스터나 홍보 방향과 영화 자체의 방향이 좀 엇나가는 경우가 있지요. 이 '박수칠 때 떠나라'도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네요. 포스터나 영화 소개 프로를 봤을 때는 차승원과 신하균의 박진감 넘치는 심리극이 아닐까 예측했는데 먼저 보고 온 분이 '절대~~ 그런 쪽으로는 기대를 말라'고 하셔서 마음을 비우고 봤더니 영화 자체는 재미있었습니다. 당장이라도 무언가 일이 터질 것 같거나 뒤쪽에 저 등장인물이 무언가 꿍꿍이가 있을 것 같은 긴장감이 영화 전체에 흘러서 보는 내내 한 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더군요. 영화 장르는 수사물이라기보다는 끊임없이 자극을 추구하는 현대 세태를 비꼬는 블랙코미디라고나 할까요. 전반부는 수사물로 가다가 후반부에서는 심령스릴러물(...)로 분위기가 바뀌는 것이 아주 매.. 더보기